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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나프레스 - 바이올리니스트 백진주 교수, 편안한 연주회로 시종일관 관객들과 함께해

작성일
2017-03-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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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살다 보면 연주회나 연극 등 소위 문화 활동을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 말레이시아에 살기 때문에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연을 볼 수 있기도 하다.

기독교인인 나뿐 아니라 영화 타이타닉을 감상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침몰하는 선상에서
‘내 주를 가까이’이라는 찬송가를 켜던 바이올린 주자들의 모습을 감동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아우성을 치며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이 바이올린 소리를 배경으로 물이 들어오는 침실에서
서로 껴안고 누워 있는 노 부부의 장면이 비춰진다.

이 바이올린을 실제로 연주한 사람이 말레이시아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지난 2월 27일 저녁 열린연합교회(담임 김기홍 목사)가 있는 세타팍으로 향했다.

선화예고를 다니다 미국으로 이민 간 뒤, UCLA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진주 교수의 연주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녀는 칼스테이트 롱비치(Cal State Long Beach)와 바이올라(Biola) 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에선 조금 낯설지만 백 교수는 해외에서 활약이 대단한 바이올리니스트다.

월트디즈니의 자회사인 픽사의 전속 연주자로 활동하며, ‘타이타닉’ 음악 작곡 및 연주를 비롯해
영화 ‘아바타’, ‘해리포터’, ‘슈퍼맨 리턴즈’, ‘스타워즈’, ‘업’, ‘클릭’, ‘데자뷰’ 등 다양한 영화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또한 셀린 디온, 제임스 브라운, 폴 영, 로드 스튜어트, 맥스 루케이도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콘서트와 앨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교회에 도착하니 한국 교민뿐 아니라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대에는 퍼커션(타악기) 연주자 서은혜, 소프라노 류경진, 베이스 노광근, 주영빈 트럼펫 연주자가
무대 아래쪽에는 조경현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쾌한 전통 클래식 재즈 음악인 take5를 퍼커션과 상쾌한 트럼펫이 시작했고
음악이 연주되면서 무대 옆에서 바이올린을 켜며 백진주 교수가 합세해 무대에 등장했다.

사뿐사뿐 걸으며 바이올린을 켜면서 무대에 등장한 그녀를 모두들 큰 박수로 환영했다.

화려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는 선입견을 넘어 백 교수는
생각보다 소탈하고 소박한 태도로 자신과 무대 위 동료들을 소개했다.

대부분이 자신의 제자들로 이뤄진 이 팀을 이끌고, 인도 선교지를 순방해 공연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곳 말레이시아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그녀의 설명이다.

객석에 예상치 않던 외국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 즉석에서 이곳에서 이란 출신의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이란 교회를 담임하고 계신 한국 선교사님의 아랍어 통역과 함께 공연이 진행됐다.

백 교수는 두들기며 흔들어 대며 소리를 내는 퍼커션을 연주하는 서은혜 씨를 소개하면서
다양한 퍼커션을 연주하기 위해 8명의 어린이 관중을 무대로 초청했다.
그러자 한국 아이들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아이들 십여 명이 무대로 올라갔다.

서은혜 씨는 트라이앵글이나 심벌즈와 같은 단순한 퍼커션에서 시작해 다양한 형태의 타악기를 아이들에게 쥐어 주곤
간단히 원, 투, 스리에 맞춰 소리 내는 법을 가르쳐 줬다.
어눌하지만 아이들이 함께 원, 투, 스리에 맞춰 퍼커션을 흔들며 소리를 만들어 내자
리듬 악기인 퍼커션의 다양함과 어우러짐에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다.

백 교수는 이어지는 순서를 직접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며 공연의 진행을 이끌었다.

퍼커션의 반주에 맞춰 트럼펫 연주자 주영진 씨가 연주하는 ‘Summer time’ 곡이 이어지고,
의미 있는 가사를 생각하며 감상하라고 권하는 백 교수의 설명 후
매력적인 저음의 베이스 노광근 씨의  ‘세월에 기대어’에 모두들 마음이 잔잔히 가라앉았다.

이어서 관객석이 어두워지면서 드라마 ‘명성왕후’의 OST인 ‘나 가거든’의 장면이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 나타나며
백 교수의 아련한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됐다.
장면에 따라 연주하는 그녀의 바이올린 소리가 안타까운 명성왕후의 죽음을 노래했다.

이어서 단정한 한복을 차려입고 나온 소프라노 류경진 씨의 춘향전 옥중가 중 하나인 ‘쑥대머리’의 열창이 이어졌다.

판소리의 한 대목을 성악으로 바꿔 부른 것뿐만 아니라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고 부른 프랑스 샹송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관중들에게 아름다운 곡을 들려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백 교수는 자신이 직접 연주한 영화 각 장면을 무대 스크린에 띄워 놓고 ‘타이타닉’, ‘해리포터’,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음악을 시리즈로 연주해 모두들 감동케 했다.

연주가 끝났음에도 아직도 그녀의 연주에 목마른 관중들은 영화 ‘타이타닉 명장면인 갑판 위에서의
바이올린 연주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를 요청했고,
그녀는 기꺼이 온 힘을 다해 ‘내 주를 가까이’를 연주하고
이어서 찬송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을 연주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연주로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백 교수와 그녀의 팀은
연주를 끝낸 후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 교민들을 만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함께 관중들과 함께 ‘아리랑’과 ‘애국가’를 부르며 말레이시아에서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hannahpress     hannah@hannahpress.net